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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10살이 되어, 가족들이 아이에게 쥐어준 지팡이이다. 

튼튼한 나무 대 끝에 달린 묘한 붉은 빛의 보석이 보인다.

값비싸 보이는 보석이 아니라, 아이의 취향을 맞춘 단순한 모조품인 것 같다.

지팡이 몸체에는 대를 둘러싸며 가로지르는 색색의 천이 달려있다.

부드러운 재질로, 마치 지팡이를 놓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손잡이 같아보인다.

전체 길이는 약 50cm정도, 몸집이 작은 아이에겐 조금 큰 편이며 다행히 무게는 가볍다.

종종 천을 이용하여 지팡이를 어깨에 걸고 다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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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가족

" 여보, 그 때 기억나요? 요정의 샘에서 제가 기도하고 있던 날."

" 그럼, 기억하지요. 그 옆에서 저도 같이 기도 했잖아요. "

 

" 그래요? 왜 그랬어요? "

 

" 그냥. 당신이 기도하는 모습이 소중해보여서요. "

" 나도 그랬어요. 당신의 감사하는 마음이 제게도 전해져오는 것 같아서요. " 

- 안젤로 부모님의 대화 중 일부

 

금슬 좋은 부모님 아래, 사랑받고 자란 소중한 아이.

아이는 쉬르크 지역 출신이다.

부모님은 친한 동네사람들과 종종 치유의 샘이라 부르는 요정의 샘 주변을 산책 하며 기도를 하곤 한다.

주변의 아름다운 숲의 경치에 감사하고, 아름다운 마을에 또 감사하며, 겸양의 마음가짐을 쌓는 식이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같은 말을 서로에게 건네는 일이 잦아지면서 부모님과 몇몇 동네사람들의 사이가 돈독해졌다.

일종의 동네 감사 모임, 이라고 해야할까.

부모님이 서로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된 것도, 운명처럼 요정의 샘에서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소박한 부모님 아래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알며, 인연의 소중함을 배운, 그 아이가 안젤로이다.

02. 독립

현재 본가는 여전히 쉬르크 지역에 있으며, 가족들도 모두 그곳에 있다.

아이는 10살이 되던 해, 여느 다른 아이들이 그렇듯 집을 떠나 혼자 생활하게 되었다. 

마을에서 학교까지 타고 다고다니던 마차가 종종 그리워지곤 했지만, 아이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꽤나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현재 새로운 보금자리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인연이 있던 친한 지인의 집이다.

지인은, 에떼르넬에서 아이를 먹여주고 재워주며 하숙집처럼 아이를 맡아주고 있다.

아이는 틈틈히 외부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드봉으로 간간히 생활비를 드리거나, 집안일을 도와드리고 있다. 

서투른 솜씨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탓일까, 주변인들의 기분을 밝게 해주며 잘 지내는 듯 하다.

 

03. 생활 양식

아이의 취미는 소소한 야외활동. 실내활동보다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탓에 심심한 날에는 하숙집 주변을 거닐며 산책한다.

가리는 음식 없이 모든 음식을 다 좋아하지만, 더 좋아하는 음식은 있다. 주로 달달한 향과 맛이 나는 음식 종류.

언제나 사람을 잘 따르고, 믿어주는 탓에 그 믿음이 깨지는 것은 아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일이다.

믿음이 깨져도, 쉽게 포기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 비록, 지금은 인연이 아닐지라도.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거야! '

 

생일은 4월 6일

탄생화는 아도니스, 꽃말은 영원한 행복.

 

04. 마법

아직 어려서 그런걸까, 마력이 적은걸까.

혹은 마력 회복력이 느린걸까.

종종 마력을 많이 쓰면 금방 피로해져서 잠이 몰려온다며 헤롱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부분이 아마 아이의 일생일대 고민.

 

'나도 얼른 나이를 먹어서, 어른 마법사가 되고 싶어!'

 

덧붙이자면, 심지어 마법을 빠르게 이해하고 습득하는 편도 아니다.

따라서, 우선 책을 많이 읽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05. 소지품

작은 다이어리 하나와 검은 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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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배려심있는

 

: 당신이 좋다면, 저도 좋아요!

그리 억세게 자라지도, 치열하게 자라지도 않은 마음 넓은 아이. 평화로운 삶이 좋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아이다.

상대방을 믿고 따르며, 언제나 밝은 기운을 나누어주는 자가발전기 같은 스타일이라고 해야할까.

아이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데에 있어 꽤나 능숙한 실력을 가졌다.

주변의 누군가, 힘들어보인다면 어느새 다가가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 것이다.

덕분에 아이의 주변은 늘 웃음이 머물렀다.

 

 

순수한, 4차원의

 

: 복제마법을 배우면 행복한 마음을 복제할 수 있나요? 그걸 나누어주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텐데요! 

가끔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엉뚱하고 발랄한 아이.

아이는 언제나 미래에 사는 아이였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다가올 찬란한 미래를 기다리는 듯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그려나갈 미래를 상상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아직 제대로 잘 할 줄 아는 마법도 몇 없으면서 어려운 마법을 기대하며 미래의 계획을 잔뜩 세워두기도 했다.

아이와 대화하다보면, 아이의 엉뚱함에 어이없이 웃음이 터질지도 모른다. 

 

 

맹목적인, 긍정적인

 

: 잘 될 수 있어요, 아니 잘 될거예요. 제가 잘 되게 도와드릴게요!

아이는 전형적인 일편단심 민들레였다. 

마치 영원을 맹세한 충직한 강아지의 모습일까. 주인 곁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파랑새의 모습일까.

뭐가 되었든, 그런 모습에 가까운 단순한 아이다.

여리고 밝은 모습 뒤에, 의외로 정직하고 충실한 면모도 있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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