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혈, 외골수, 예술기질.
클로비스 드 브로이는 말없이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제 누구도 그의 앞에서는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는다.
가진 것이 불편한 단벌뿐이라면 몸에 맞춰 다시 재단해야 했다.
그는 친절하지 않으며, 대체로 침묵한다. 젊은 소년경의 태도는 그 나이 또래답지 않게 매몰차다.
우연과 필연이 맞물려 손안에 떨어진 권력의 조각을 아주 신중하게 굴리고 있다. 모든 것을 의심한다.
클로비스 드 브로이는 위대해지고 싶었으나 결핍의 마른 목을 적신 뒤에서야 깨달은바, 무리의 추종이 반드시 아름다움이지 않았다. 여전히 몽상가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다.
오스톤 가르송 클로비스-루이스 드 브로이
Osten Garçon Clovis-Louis de Brog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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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이 남작가의 오스톤 소년경, 클로비스-루이스.
가문의 사업을 제외한 토지관리의 실질적 책임자이며 아드리앙 드 브로이와 친근하지 않은 협력관계에 놓여있다. '열두살 배기를 위한 좋은 혼처를 다 찾으시는 남작님의 은혜도 알만 하다.' 클로비스는 아드리앙의 야욕을 내심 못마땅히 여긴다.
떠들기 좋아하는 주방 사람들은 두 해전 여름에 벌어진 불의한 마차사고는 남작과 소년경의 합작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때로 어떤 소문은 가장 하찮은 곳에서 진실이다. 몇몇 사람들은 다른 가족의 훌륭한 사용인으로 취직할 수 있는 추천장을 받았다. 또 몇몇 사람은, 브로이의 가장 메마른곳에서 기꺼이 소년경의 생활을 도와야했다.
날카로운 수완과 단호한 태도로 사람을 부리는 변경의 젊은 청년은 어느덧 브로이의 한 축을 관리한다. 이제는 황무지와 도시를 오가는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졌다. 등 뒤에서 몇몇 사람들은 젊은 모퉁이지기의 측은지심도 수오지심도 가지지 않은 태도에 내심 혀를 내두르지만 그들 역시 브로이의 그림자안에서 키우는 개의 주둥이까지 단속한다. 오스톤은 가장 끝으로 밀려난 이들의 무덤을 지을 땅이며 소년경 클로비스 드 브로이는 그곳의 옥지기다.
이제와서 자신의 일이 그리 즐겁지 않다는 것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길거리 소년의 티끌 하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특권계급의 말씨와 태도를 보인다.
취미는 독서와 그림그리기. 장신구와 의류 쇼핑. 여전히 시간이 있을 때는 거울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마법사에 대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브로이 남작가」
상징 꽃 : 검은 서향
일년 하고도 반 전, 3대 브로이 남작의 타계 후 장남이었던 아드리앙 드 브로이는 공식적으로
브로이 남작가의 주인이 되었다. 남작의 사망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가내는 혼란스럽다.
구성원들은 그저 아드리앙 드 브로이가 그의 아버지처럼 명석하게 집안을 이끌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일 년 하고도 반 전, 브로이 남작가의 차남 미셸 드 브로이는 불의의 사고를 겪고 큰 후유증을 갖게 되었으며
이후 일선에서 완전히 은퇴하였다. 그는 깊은 우울로 인해 완전히 두문불출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겨울 미망인 브로이 남작 부인은 장원의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떠나 현재까지도 휴식 중이다.
그녀는 더이상 사교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년 전 브로이 남작가의 소년경 클로비스 드 브로이는 낙마 사고로 오른 다리에 다쳤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깨끗이 회복하여 북부의 적자 브로이 남작 아드리앙 드 브로이를 도와
미셸 드 브로이의 빈자리를 수월히 메우고 있다. 그는 서자로서 드물게도 가문의 버금가는 지위를 누린다.
살롱에서는 어린 샬롯 드 브로이가 올겨울이 끝나기 전에 약혼자를 얻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세월과 함께 브로이가의 풍경은 변하였다. 늙고 고리타분한 것들의 그림자가 걷히고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다시 한 세월 동안 브로이의 풍파는 집안 구석의 낡은 옷장 귀퉁이에도 먼지가 쌓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